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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의 잠 못드는 밤 추위는 몰려오고
    수요일의 글쓰기 2023. 10. 19. 06:31

    여행까지 따라오다니 이 끈질긴 불면증 녀석

    여행 내내 날씨가 좋았다 

    화창하다 못해서 밝고 하루종일 누가 내 눈에다가 보정 필터 끼워 둔거마냥

    그냥 1년 반 넘어가는 내 카메라 하나짜리 아이폰 기본 캠으로 찍어도 화사하고 동화마냥 나오는

    그정도로 날씨가 좋은 날들의 연속이였다

    정말로 매일같이 행복해서 하루종일 걸었다.

    평균 걸음 수가 무려 1만 2천보인데 운동화를 거의 모래주머니 수준인 친구를 모시고 와서

    그냥 걷는거 이상으로 어마어마한 운동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온지 약 23일차 이 중에서 1주일을 제외하고 매일 새벽 3시 새벽 6시에 깨고 있다.

     

    런던의 첫날은 기절 안하면 이상한 일정 (순수 비행 22시간, 레이오버 20시간 편도 2일 가량)

    근데 아침 6시에 깨서 잠이 다시 안왔다 전날 9시에 잤다고 치면 약 9시간을 잔 셈이라서 그려려니 했다.

    문제는 둘째날 부터 시작이였다....

    늘 귀마개도 있고, 잘땐 방해금지 모드여서 딱히 진동이 울리는 것도 아니고

    아주 깜깜스 해서 빛 하나 없이 잠드는데 꼭 새벽 3시에 약속한 것 처럼 깼다.

    바로 잠들면 다행이기라도 하지 

    몇날 몇일은 꼭 깨서 잠이 안온다... 폰도 잘 안하는데 잠이 안와...

    그래서 결국 숨은그림 찾기 하다가 눈이 피곤해져서 잠들었다가

    다시 6시면 깼다가 피곤함에 뒤척이다가 7시에 완전 GG 치고 일어남

     

    정말 여행 내내 잠을 잘 잔 7일보다도 적게 날씨가 안 좋은 날이 적어서

    광합성도 충분히 충분히 해줬고

    (23일 중에 18일 정도 화창, 그 외도 하루종일 안 좋은 날은 없고 다시 밝아짐)

    매일 같이 약 1만보 이상 많이 이동하는 날엔 2만보 이상 걸었으며

    커피도 하루 2잔 정도로 세면서 마시고 과하게 취하게 술먹은 적은 단 하루

    정말 피곤해서 디지겠는데 꼭 깨서 다시 자는데 한참 걸렸다 뭐가 문제인가

     

    예전에 첫 유럽 여행 전에도 한국에서 심한 불면증 때문에 고생하다가

    외국 여행 가서 몸이 탈나고 매일같이 일정에 치이고 돌아니다 보니

    불면증 싸악 나아서 갔는데

    그 이후로 19년도 까지 틈만나면 여행 다니면서 세상에서 제일 좋고 행복한 사람이였는데

     

    여행 오기 직전 8월 말쯤부터 9월 내내 불면증으로 고생하더니 여행까지 따라 올 줄은 몰랐다

    밝은 낮에는 오랜만에 나온 해외 좋아하는 것들 가득한 동네에서 좋아하는 것들만 하면서,

    특히 요번엔 오랜만에 다시 보는 반가운 얼굴들과 다시 만나

    안부 인사 하면서 마음도 차곡차곡 채웠는데

    뭐가 그렇게 무겁고 심난한거니 친구야...

     

    여행 시작하고 2주동안 불면증으로 고통받아서 

    외국애들이랑 나가서 취할 때 까지 술먹었는데도 3시에 깨더니

    에든버러 하이랜드 투어 다녀온 날 부터 좀 자기 시작해서 이탈리아 친구네까지는 그나마 좀 잤다.

    탁 트인 자연가서 아무생각 안하고 나서 조금 안정 되었던 듯

    그리고 다시 베를린 대 도시에 오면서 

     한국에선 불법이지만, 종종 지역에 따라 합법인 스모킹을 하는 사람이 하나 있는데

    카페에서 안하고 왜 호스텔 방에 새벽마다 냄새가 아주 진동을 진동을 해서 

    아침이면 방에 쩐내가 가득한건데... 어떤 미친 인간이 자꾸 그러는건데 ㅠㅠ 

    덕분에 오랜만에 찾은 패턴 다 깨지고, 다시 고통 받는 중

     

    걱정하지 말라고 하나씩 해나가면 된다고 다들 응원해주고 위로 해주는데 머리로는 알면서 마음은 안그런가 보다

    아니면 아무래도 추진력을 얻을 수 있는 동력 에너지가 다 떨어졌나보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 열정 넘치는 친구들, 노력해야하는 상황 신경써야하는 것들 다 너무 지친다.

    지금 당장 하지 않아도 되는데

    낮에는 의식적으로 해방되었다가 밤만 되면 무의식적으로

    자꾸 맘 속에 떠올라서 벌써부터 답답하고 꿈에서 힘겨워하는 것 같다

     

    오히려 돌아가면 잘 잘 수 있을까나?

    내일 모레면 일정 끝나는데 '여행'은 충분히 한 것 같아서 아쉽지 않지만

    마음의 안정을 못 찾아서 인지 영 잠 못드는 밤이 길어져서 어수선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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