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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키나와 여행 그리고 고래상어 이야기
    아이스크림을 찾아 떠나는 여행 2023. 1. 6. 18:27

    고래상어 이야기

    언제 어디서 어쩌다가 고래상어와 사랑에 빠졌는지 모른다.
    최초의 기억은 2016년도 이스트본에서 저녁먹고 앉아서 보던 bbc 다큐.
    다큐에서 파란 물속을 따라 움직이는 네모 입 점박이가 너무 기억에 남아서 완벽하게 다큐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It blown my mind.
    그 때 부터 내 눈으로 고래상어를 (다시) 제대로 보고 싶었다.
    (관심이 없었어서 몰랐으나 2015년도 오사카 가이유칸 수족관에서 본 사진이 있다...;;)

    The whale shark is the largest non-cetacean animal in the world. (wikipedia)

    세상에서 제일 큰 생선...! 언제까지 클지 모르는 존재
    바다에서 유유히 지내다가 종종 사람들 근처로 나오는 친구
    내가 본 다큐에선 서 호주에서 필리핀 그리고 그 근처 인도양 까지 왔다가 다시 호주로 뱅글뱅글 머얼리 여행하는 얼마나 더 여행할 수 있을지 모르는 친구
    세상에서 제일 크지만, 실제로 먹는 건 고작 바다에서 제일 작은 새우와 플랑크톤 정도라니 얼탱이 없는 존재 같으니라고
    그래서 실제로 바다에서 보면 거의 입을 벌리고 다닌다고 한다 ㅎㅎㅎㅎ
    입의 길이가 1.5m나 되서 사람이 들어갈 수 있지만 식도가 작아서 먹는 건 삼킬 수 없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먹는게 자잘한 친구이다보니 사람을 넘길수도 없다)

    밥먹는 고래상어

    고래냐 상어냐 그것이 문제로다

    이름이 진짜 애매하다 고래냐 상어냐...! 나 몇년동안 고래 라고 엄청 우기고 다녔는데
    상어란다... 그래서 현존하는 어류 (즉 생선) 중에 제일 큰 친구란다...
    이름 붙은 이유가 어이 없다. 상어지만 고래만큼 커서 고래 상어란다...ㅋㅋㅋㅋㅋ
    따듯한 물에 사는 친절한 거인 같은 존재 랄까.
    그나저나 재는 지능이 얼마나 되려나.....

    나는 어쩌다가 이친구를 이렇게 까지 빠지게 됬을까.
    해양 생물이 주는 특유의 느낌이 있다. 깊은 바다의 특유의 고요함이 있고 그들은 안에서 나름의 소리를 내겠지만
    땅 위의 그들이 내는 소리를 내지 않겠지 모든 세상과 멀어진 느낌이 드는게 가슴이 웅장해졌다.
    미지의 존재라서 그런지 알려진게 없어서 그런지 저 조용하고 큰 생명체가 주는 위압감도 좋고
    본인 역시도 위협을 느끼는 게 없어서 그런지 천천히 아주 천천히 유영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작은 친구들을 데리고 다니는 모습도 굉장히 귀엽다.

    물론 이 시점에서 수족관이라는 작은 공간 안에 8.8m 짜리 친구가 들어가 있다는 것 자체부터 말이 안된다고 하지만
    인간의 욕심으로 이 친구는 유리벽 안에 살겠지
    반대의 의미론... 이미 멸종 위기 종인데 수족관에 있지 않는다면 밀렵꾼들에 의해서 이미 잡혀서 갔을지도 모른다.
    작은 죄책감을 느끼며 아주 쉽고 빠른 방법으로 오키나와의 츄라우미 수족관을 선택했다.


    고래를 보러 가는 길은 생각 보다 멀었다. 공항이 있는 나하에서 차로 2시간
    내가 숙소로 지내던 차탄에서도 약 1시간 30분 정도
    비가 막 쏟아졌고, 오른쪽 운전석도 서툴러서 오랜만에 면허 막 따고 나온 새끼 기린 마냥 벌벌 떨면서 운전했다.
    물론 옆자리가 불안하지 않게 쿨한척, 엄청 멋진 척과 함께 운전했지만...사실은 앞 뒤를 잘 못봐서... 내가 봤을 땐
    도로 위의 폭탄 이였다. 그들이 나를 무서워서 피한 것이야
    사고 날 뻔 한적도 있는데 그들은 차 창 밖으로 손을 내밀고 나에게 뭐라뭐라 했지만
    고마워 일본인.... 사실 그대가 천천히 와주고 피해줘서 나한테 무슨 욕을 하던 사고가 안났어...!
    일본어로 아무리 뭐래해봤자 못알아들어서 타격이 없거든...

    수족관 자체는 작았다. 그치만 고래상어는 정말 영롱했다.
    아주 천천히 유영하는 저 생명체가 주는 평화로움에 3시간이나 수족관에서 해맸다.
    지겨울 수 있는데 천천히 같이 감상해준 그녀에게 감사를...!
    가까이 올때마다 눈을 못 뗐다. 뛰어가서 쳐다봤다. 바로 눈 앞에 있을 때는 미친듯이 커다랗다는 느낌을 못받았는데
    떨어져서 보니까 엄청 커다랗다
    입이 아주 납작하게 눌려서 일자로 평평하다 정말 아무에게도 해를 끼칠 것 같지 않은 무해함이다.
    세상이 아무리 빨리 흘러가도 자기 속도로 천천히 갈 것 같다.
    작고 멍청한 눈 무해한 입 모양 느긋한 속도 물론 가까이 가면 압도적인 차이로 꼬리에 맞으면
    그대로 날아가버릴지도 모르니 적정거리 유지는 필수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세부나 호주로 바다에 와칭 보러 가고 싶다.

    절대적으로 작은 수족관에 커다란 고래 친구들을 넣는건 정말이지 큰 잘못이라고 생각이 든다...
    지킬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또 다른 걸론 플라스틱 사용에 죄책감이 느껴진다.
    내가 함부로 쓴 것들이 바다에 살고 있는 고래와 거북이들을 얼마나 괴롭힐지에 대해서 생각이 든다.

    빨대랑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저 커다란 젠틀 자이언트를 위해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노력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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