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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록들 : 2014년도 부터 2024년까지 10년간의 기록

베스티에래빗 2024. 1. 17. 02:16

첫번째 혼여행의 계획이 시작된 2014년도 부터 2024 올해 여행 계획까지

 

1. 2014년도 첫번째 여행 : 2014.08.15 푸켓&홍콩 

- 호캉스가 유행하기 전 느껴본 호캉스의 맛, 이게 천국이구나 했던 3일간의 꿈 

 

: 2014년도 상반기 부터 유럽여행을 준비 중이였다.

그런 나를 트레이닝 하는 느낌으로 아빠가 여름여행의 계획 80%를 짜고 나머지 20%를 함께 준비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아무것도 모르고 도데체 어떡해 했는지 의문인 여행 딱 이전까진 아빠를 쫓아다니기만 했고

뭔가 직접적으로 개입한 건 처음이였던 여행이였다. 우선 숙소는 아빠가 준비했고, 푸켓공항부터 리조트 까지의 픽업도 아빠가 준비했다.지금보면 내 여행들에 많은 영향을 끼친 건 아빠였던 것 같다.

우리는 캐세이퍼시픽을 탔고 홍콩을 경유해서 푸켓으로 갔다.

 

첫 푸켓의 기억이란,  느긋하게 내려서 화장실 다녀왔는데 입국 심사까지 1시간이 넘게 걸렸다...정말 거의 죽어갔음

이때는 정말체력도 약했고, 이 공항의 시작으로 난 약 3주간 앓아누워서 유럽여행까지 지장을 받았더라지

이때의 교훈으로 아직도 비행기 문과 가까운데를 선호하고 내리면 초특급 능력의 경보로

가능한 빨리 내가 탄 비행기의 선두라인으로 입국심사장에 도착한다. 10년전 이때 생긴 습관

 

아무튼 정말 느릿느릿느릿 지나서 짐도 벨트를 돌다돌다 끝나서 내려와 있고 픽업와 있던 직원이 거의 포기하고 가기 직전, 빠져나온 우리는 당일엔 아무것도 못했고 다음날 부터 천국이 펼쳐졌다.

1층의 내 방은 리조트 전체를 관통하는 수영장과 연결되어 있었고 풀보드 (조식,런치,디너)에 마사지 까지 포함되어 있는...! 

내방 테라스 뷰!

당시엔 진짜 아무것도 몰랐는데 이렇게 좋은 환경과 코스가 없다는 걸 처음 알았다.

물론 이때는 공항에서부터 몸이 맛탱이가 가서 밥도 거의 먹는둥 마는둥 하고 동생이랑 아침이면 물에 풍덩 밥먹고 풍덩 하고 낮잠 저녁먹고 밤수영 풍덩 하는 물놀이의 삶을 살고 수영장 가운데 있는 바에서 파인애플 주스 마시는 삶이랄까

이동은 정말 힘들었는데 이 호텔에 있는 시간만은 동생과 지금도 곱씹으면서 행복했다고 극찬 하는 휴가 였다.

돌아오는 길에 홍콩에서 1박 스탑오버를 했다.

(이땐 스탑오버 개념도 몰랐고 그냥 아빠 따라다닌 2n살 멍충이였다. 진짜 울아빠 영어 한마디 못하는데 이 풀코스 여행을 여행사 없이 다 짠 것 진짜 대단)

여기선 아빠가 짜준 예산 안에 홍콩이라고 1도 모르는 내가 구글 맵을 검색하고 뒤져가면서 지역 비교 해서 호텔을 찾아서 예약하고 공항에서부터 길 찾아가고 체크인 해본 첫 경험...!

이땐 나도 영어를 못할 때 였는데 짧은 영어로 잘도 다녔다. 그리고 8월 중순의 홍콩은 그냥 내가 딤섬인지 딤섬이 나인지 모를 극강의 습한 여름의 기억! 이때만큼 살면서 덥고 숨막힌다는 기억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이 때 첫 딤섬을 먹어봤는데 먹을 줄 몰라서 맛있는줄도 몰랐다는 촌스러운 이야기...

체력이 약한 엄마와 나 그리고 동생까지 불만쟁이에 찡찡이였을텐데, 검색왕으로 엄마가 좋아하는 쇼핑코스로 짜와서 완전 힘차게 다니던 울 아빠 10년 지나고 보니 대단했던 것 같다.

이때 와이파이 도시락도 없었던 때인데 쇼핑몰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다가 리턴해서 일행에 합류하던 나도 무식해서 용감하다고 ㅋㅋㅋ

이때 몸살과 소화 불량을 얻어서 한국 컴백 이러고 2주 후 첫 유럽여행을 떠나는데...!

 

2. 2014년도 인생의 버킷리스트 : 2014.09.01 ~ 10.22 첫번째 유럽 여행

(7개국 20도시 / 영국 런던 옥스포드, 프랑스 파리 니스, 스위스 인터라켄 루체른 베른, 독일 뮌헨,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이탈리아 피렌체 밀라노 친퀘테레 베네치아 로마, 스페인 바르셀로나 말라가 론다 세비야 마드리드 톨레도)

- 내 첫 혼자 여행의 시작 이자 지금의 여행 추진력을 만들어준 시작 

 

: 대학을 다니던 중에 맘이 급해졌다. 지금이 아니면 나는 영영 유럽을 못가볼 것 같았다.

늘 그랬지, 수능 끝나고 세상이 한번 무너졌고 제일 좋고 시간이 많았던 20대 초에 여전히 떠밀려서 초초하고 다급했던 삶을 살았던 것 같다.  남보다 뒤쳐지면 안되고 지금이 아니면 안될 것 같고. 그래서 준비했던 여행이였다.

중학교 때 만났던 이상향의 멋진 언니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멋진 분을 만나서 한인민박을 하고 있어서 더 가고 싶었다.

물론 사는게 계획대로 되진 않는다고 언니는 내가 여행을 준비하던 그 중간쯤에 갑자기 한국으로 정리해서 들어와야 했고 언니를 보러 유럽을 가려던 계획은 그냥 내 여행이 되어버렸다.

 

시작도 혼자 여행이 아니라 같이 계획 짜고 알바하던 일행이 있었으나 그녀의 변덕으로 인해 나혼자 가게 되었다.

덕분에 정말 그냥 처음부터 친구와 갔으면 절대 해보지 못할 좋은 경험들을 너무 많이 했다.

혼자가 더 무서웠던 나는 유랑에서 동행을 찾았고 그곳에서 나랑 앞뒤로 3일차이정도만 나고 일정이 거의! 똑같은 동갑의 친구를 만났다. 그녀와는 덕분에 여행에서 재밌었던 기억이 정말 많고 영향받은 것도 정말 많고 한국 돌아와서도 몇년간 너무너무 잘 지냈던 친구 뿐만 아니라 그녀 외에도 소중한 인연을 정말 많이 만났던 여행이다. 

동네에서 알바하다가 만난 유럽여행 일정이 비슷했던 동생, 자신의 역활에 대해서 회의감이 들어 고민하고 계시던 의사쌤, 유럽스냅을 찍던 사진작가 언니, 옥토버페스트에서 만난 호프브로이 텐트에 한국인 무리, 이탈리아 축구를 너무 좋아해서 축구투어하고 있던 언니 등등 재밌는 일화가 너무 많아서 변화를 진짜 많이 격었던 것 같다.

런던으로 출발 하는 그 순간부터 몸이 안좋았다. 정확히는 푸켓 도착한 순간부터 2주동안 회복을 못한 상태였지만ㅋㅋㅋ

10몇시간의 비행이 어떡해 간지도 모르게 몸이 계속 아프기만 했다.

그 심각한 몸을 끌고 20키로 넘는 가방을 이고 지고, 런던에서 엘레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가 없는 그 계단을 마주한 순간에 얼마나 좌절이 컸는지 그 와중에 집에 돌아갈 생각은 안했다. 예약한 일정을 소화해냈다. 여행하겠다는 정신력 ㅋㅋㅋㅋ

이때는 그냥 늘 체력이라곤 1도 없던 시절이라서 어느정도 아픈건 아픈대로 돌아다녔나보다. 

물론 3일차쯤 계획 중에 예약된 일정이 하나도 없는 날, 하루는 숙소에 말그대로 약먹고 기절했다.

그리고 정말 신기하게 그날 저녁에 완벽하게 회복했다. 

런던과 파리 그리고 뮌헨의 옥토버페스트만 숙소가 예약되어 있었고 이후에 일정은 거의 미지수 였다.

유레일패스가 있어서 더 무모했던 거겠지만 일정 중에 다음 숙소를 찾아서 예약하는 건 기본이였고 기차표가 없어서 일정을 바꿔서 다음날 가야할 때도 있었고 체크아웃 하는 아침에 일어나서 갑자기 다른 도시를 가겠다고 계획을 바꾸기도 했으며 그래서 숙소가 없어서 친구랑 일단 호스텔에 쳐들어가서 물어보기도 했다.

파리에서 만났던 언니가 있는 숙소가 좋다고 해서 다같이 피렌체로 모였고, 피렌체에서 만났던 일행이 옮겨간 베네치아 숙소에 룸 있다는 애기만 듣고 컨디션 체크도 안하고 냅다 쫓아가고 밤에 무서운지도 모르고 몰려다니면서 돌아다니고 이전 도시에서 만난 사람을 다른 도시에서 길가다가 마주치기도 했던 일도 있다. 정말 이때 너무너무 좋고 재밋고 행복해서 딱하나 생각했던 것 같다 또 온다.

"어떡해서든 나는 다시 유럽여행을 한다."

마냥 조급했던 20대 초에 중간에 퇴사 이직 사이에 온 분, 일하다가 휴가를 내고 온 분들을 만나면서 맘에 여유를 배웠던 것 같다.

마냥 쫓겨가지만 않아도 되는구나, 원하고 내가 맘만 먹으면 다시 올 수 있는 곳이구나 더 좋았던 건 일정에서 맘이 정말 잘 맞았던 친구들이

나와 같은 감정을 느꼈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각자 따로따로 꾸준히 여행 다니고 서로의 여행을 응원하면서 그 때 농담처럼

"담에 다시 오면 되지~"를 실천하고 살고 있다는 것이다. 정말 많은 걸 배우고, 많은 걸 알게되고 겸손해지게 되면서 더 넓게 멀리 가게 해준 첫번째 걸음이였달까 :) 세세하게, 아직도 기억하는 에피소드를 풀자면 끝도 없이 나올정도로 큰 디딤돌이 되어준 여행이였다.

2014. 친퀘테레 이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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