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의 글쓰기

가볍게 떠들어 보는 먹고 사는 이야기

베스티에래빗 2023. 12. 20. 09:07

식단, 집밥, 요리, 먹고사는이야기

 

오늘은 어떤 걸 드셨나요?

어떤 음식을 제일 좋아하시나요?

요즘 집에 있으면서 잔잔한 브이로그가 알고리즘에 걸려서 많이 나오는데 

다들 어쩜 그렇게 부지런하고 사부작사부작 하는 라이프를 사는 건지 너무 신기하다.

좋아하던 잔잔한 여행, 해외살이 브이로그 부터 집밥 요리 브이로그 까지

잔잔하고 소박하면서 화려하지 않고 각자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대로 사부작 거리는데 

어깨에 힘들어가지 않고 나도 같이 물흐르듯이 움직이게 된다.

 

나한테 알고리즘 뜨는 브이로그들을 공통 점이 있는데 다들 미라클인지 새벽 5시 부터 일어나는 삶 ㅋㅋㅋㅋ

나는 진짜 타고난 올빼미 형이라서 그런지, 아침은 절대 노오....

차라리 새벽 3시까지 공부하고 글쓰고 뭔가 하는건 되지만, 아침에 일어나면 하루가 축 쳐져 있는 느낌

암튼 이것저것 갓생 사는 삶들을 구경하면서 신기한 레시피도 알고, 저런걸 하는구나 하면서 괜히 조급해지기도 하고

나도 저렇게 예쁜 컬러의 브이로그 주인공이 된 것마냥 머리 속에 앵글 잡아서 구도랑 나래이션(혹은 자막)까지 상상해가면서

움직이면 조금 더 고급지고 우아한 몸 놀림으로 (늘 그런건 아니지만) 바지런 하게 움직이게 된다는?

((그러면서 나를 브이로그로 찍으면 우당탕탕 브이로그 영상이 될 것 같다 음악이랑 햇빛은 잔잔한데  이불 정리한다고 해놓고

이불위를 한바퀴 돌고 일어나는 그런.....))

 

밥을 냠냠하면서 새로운 브이로그를 탐험 하던 중에 

요일별 정도의 하나의 식단을 정해놓고 계절에만 맞게 바꿔먹기 위해서 식단 루틴을 정해논다는 내용을 보고서 

급 먹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졌다.

 

이전에 일하던 사무실 대표님 중에서 화려하지도 시끄럽지도 않고

잔잔하면서 재밌는 일을 사부작사부작 많이 하시던 대표님이 계셨는데 중간쯤 부터 좋게 봐주셔서 여러 프로젝트들을 같이 했을 때다.

한참 팬데믹 시절이여서 비행기 타고 나가고 싶어서 사부작거리는 내가 점점 이동 동선이며 활동 반경이 줄어들면서

많이 우울해 하던 시기였는데 하루는 프로젝트 때문에 미팅하는게 기운이 없어 보인다며

잠은 잘 자는지, 밥은 제대로 된 걸 먹는지 물어보시더라 밥이야 늘 하루 2끼 꼬박꼬박 챙겨 먹고 있다고 했다.

그냥 끼니를 챙겨 먹는게 아니라 어떤 걸 먹는지가 중요하다며

그 먹는 것에 따라 몸에 기운이 더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잇다고 하셨다.

그래서 입에 들어가는 걸 잘 생각해보라고

 

그러고 그 대표님은 생각하고 결정하고 기획하고 미팅하고 이런 것들이 너무 많으니

먹는 걸 고르는게 너무 시간 낭비라고 하셔서 마치 스티브 잡스가 옷 고르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매일 같은 색의 상의와 매일 같은 색의 진을 여러벌 두고 같은 스타일만 입은 것 처럼

밥집 하나만 고정으로 두시고 매일 같은 시간에 매일 같은 곳에서 식사 하셨다.

 

어떻게 하면 먹는 걸 고르는 시간이 아까워서 매일 같은 것만 먹고, 식단 계획을 고정해서 짜서 반복해서 먹을 수 있는지 

너무 너무 신기 했다.

일단, 시간적인 부분에선 사람마다 가중치가 다르니 아까울 수도 있겠다 싶긴 했다

먹는거 고민하느라 결정이 안되는 시간이 충분히 지칠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제일 큰 문제는 같은 음식 같은 요리를 일정한 텀을 두고 반복해서 먹는다는 것이였다!

나는 입이 진짜진짜진짜 짧은데...! 재료를 집에 사다놓고 끝까지 먹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배달 한 것도 보관했다가 물려서 다음날 못먹어서 버리는 때가 더 많으며 두번 이상 먹은 음식은 물려서

한동안 다시 잘 안먹을 정도... 사실 그래서 한식이 물렸다.

고등학교 때 진짜 유독 제육볶음이 많이 나왔던 것 같은데 약 10년간은 정말 피치 못할 경우 아니고선 제육볶음 쳐다도 안봄

그렇게 쉽게 질리는 나로썬, 규칙적으로 정해놓고 계절에 따라서만 변경해 먹는 식단 이야기를 들었을 때

벌써 물리는 기분과 그렇게 루틴하게 살면 지겹지 않을까와 다른 발전적인 시간들에 대한 생각이 동시에 떠올랐다.

 

나는 일단 먹는 걸 고르는 시간이 힘들면서도 즐겁고 많이 먹지 않아도 먹는 즐거움이 삶에서 주는 영향이 꽤 큰 것같다.

아무래도 어릴때 부터 맛집 추천이 없던 시절부터 머리속에 전국팔도 산해 진미 맛집 지도를 가진 아빠를 따라

미식 여행을 많이 하고 좋은 것들, 특이한 것들을 이것저것 많이 먹어봐서 그런지 몰라도 먹는데는 잘 안 아끼는 편이다.

(정말 울 아빠가 맛집 블로그 1세대 했으면 어마어마한 인플루언서가 됬을 것이다...)

 

 

어떤걸 먹느냐에 따라서 나를 대접하고 관리한다고 생각하는데

혼자 있더라도 대충 끓인 라면을 냄비째 먹는 것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릇에 옮겨서 차려놓고 먹는 건 차원이 다른 문제다.

물론 번거로운 작업이지만, 그 번거로움 만큼 조금 더 대접 받고 나아지는 거 아닐까

꼭 비싼 걸 먹지 않아도 대충 후루룩 편한 곳에서만 먹는 것만 추구 할 게 아니라

남한테 보여지지 않는 곳에서 까지 어떻게 어떤걸 먹는지에 따라서 나를 대하는 태도 그리고 내가 사는 태도도

많이 영향을 받는 것 같다.

다이어트 한다고 포장지에 쌓인 닭가슴살을 우걱우걱 씹어 먹는게 아니라 조금이라도 그릇에 옮겨서 한번 더 

차려 놓고 식사로써 먹는 것이 진짜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 우린 요즘 같은 초밥이라도 바로 앞에서 하나씩 만들어주는 오마카세에 가서 먹는게 아닐까?

 

오늘의 내 입에 들어간 음식이 매일의 나를 만든다고 생각하며

오늘만은 스스로에게 좋은 🥣  식사 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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